가을이 되면 한강은 갈대와 물억새의 은빛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갈대나 억새는 오색찬란한 단풍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아한 운치가 있다. 바람 따라 출렁이는 은빛 물결을 보고 있으면 메말랐던 가슴 속 낭만까지 되살아난다. 이렇게 아름다운 한강의 풍경들 중에서도 가장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을 손꼽으라고 하면 난지한강공원의 ‘갈대바람길’이 항상 선두로 물망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