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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서울둘레길, 지금

[251001] 숲해설 : 숲, 나를 마주하다 2차 @4코스
게시일 2025-10-04

서울둘레길의 행사장은 언제나 역동적입니다.
서울둘레길의 본질은 코스를 걷는 데 있기 때문이죠.
한 코스든, 두 코스든, 코스 일부든 걷는 사람이 갈 수 있는 만큼 길 위에서 멈춤이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에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멈취서서 그곳의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두루 체험하기도 합니다.

봄, 여름 동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가을과 겨울의 초입까지는 약간의 정적인 프로그램을 계획했습니다.
이름하여 '서울둘레길 숲해설 숲, 나를 마주하다'입니다.

공원에서의 숲해설이 아닌지라 우린 서울둘레길을 걷는 중에 숲과 문화를 체험해야 해서 말은 정적이지만 오히려 동적인 활동을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중랑캠핑숲에서 오프닝을 하고, 숲길에 떨어진 밤송이, 도토리를 보며 계절을 실감합니다.
숲 속에 꾸며놓은 참나무의 도토리 해설판 아주 유용했습니다.

이번 회차는 서울둘레길 4코스에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 톱파보기였습니다.

둘레길을 바삐 걸어 스탬프를 찍어야하고, 바로 이어 기다리는 570 깔딱 고개 계단을 생각한다면 마음이 급해서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지나치게 되고, 이곳의 역사나 계신 분들을 뵐 기회는 매번 미루고 있는 것 같아 이번에는 작정하고 가 보았습니다.

1930년부터 1970년도까지 망우리 공동묘지 였다가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거듭 태어난 이곳은 서울시 미래유산이기도 합니다.

먼저 애국지사 유관순 열사의 묘소 참배를 했습니다.
상당히 넓은 묘지였지만, 딱히 유관순 열사의 묘라고 하기엔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죠?

평소 '숲과 문화' 해설을 하시는 강사님으로부터 이곳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 답사를 갔던 날(9월 29일) 전날(9월 28일)이 유관순 열사의 사망일이라 중랑구청에서 추모식을 진행하고 하얀 국화로 제단을 만들어 놓았더라고요. 더욱 경건해지는 마음으로 참배를 드렸습니다.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는 소녀 감성이 충만하던 한 때 줄줄이 외웠던 것 같고, 사랑은 가도 과거는 남는다며 첫사랑의 쓰디쓴 추억을 위로했던 '세월이 가면'은 박인희 가수의 노래로 들어봤습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같은 주옥같은 시를 남긴 시인 김영랑의 묘소도 들렀습니다.
최근에 묘역을 다듬고 부인과 합장묘로 조성하였는데요, 묘지가 이제는 문화시설로 변해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 한 분이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낭송 해 주셔서 그의 아름다운 시어들을 마음에 담을 수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화가 이중섭의 묘소입니다.
일제 강점기인 1916년에 태어나 한국전쟁 후인 1956년까지 질곡의 삶을 살다 간 그는 죽어서야 가족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언덕 너머도 많은 우국지사, 문화예술인들이 잠들어 계시니 다음에 꼭 찾아 보시길 바란다는 당부를 드린 후, 중랑전망대에 올라 서울의 동남부와 북한산을 시원스레 조망했습니다.
노선 마지막 부분에는 10월 말쯤에 완공예정인 더 멋진 전망대가 공사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깔딱 고개 앞 쉼터에서 스탬프 인증과 설문조사를 마치고 사가정공원까지 안전하게 하산 후 숲해설 2차를 마무리했습니다.

3회 차 '숲해설 숲, 나를 마주하다'는 10월 22일 (수) 10코스 양재시민의 숲에서 시작하여 방배동까지 가벼운 산길을 걷습니다.
결실의 계절에 숲 속의 식생들은 어떻게 열매를 맺고 후손을 남기는지... 다양한 열매에서 오감을 체험하고, 열매들의 지혜를 배워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