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서울둘레길

서울둘레길, 지금

[250405] 서울둘레길 제15기 100인원정대 4차(7~8코스)
게시일 2025-04-09

꽃피는 봄날,
산속에는 진달래 개나리가 활짝 피고..
산새들의 노랫소리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음악회가 열릴 것이고,
나는 그 속에서 100명의 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서울을 한눈에 바라다보며 도란도란 재미있는 인생사를 논하며 서울을 둘러볼 것이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서울둘레길 100인원정대를 지원했지요.

뭐.. 다른 것은 얼추 재미있게 맞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날씨란 말이죠.

분명 행사 담당자는 내일 날씨 요정이 등장해서 서울로 몰려오던 비는 남쪽의 산불 끄는 데로 몰아다 줄 것이라 하여 기대를 했는데..
지난주 눈보라에 이어 이날은 하루 종일 비라니...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말입니다.

행사 1일전,
안내센터 사무실 스태프들과 현장에 나올 강사들의 포지션이 분주하게 바뀝니다.
우리에겐 포기.. 아니 일정 취소란 없습니다.
플랜 A에서 플랜 B로 바뀌기는 하지만 말이에요.

행사 당일,
비가 온다는 소식에 지레 겁을 먹고 결석을 선언한 대원도 있지만, 각자가 가진 노하우로 나름의 준비를 하시고 집결시간에 모이셨어요.

집결지인 고덕역사 내에서 전체 모임이 아닌 조별 소규모 미팅을 했습니다.
출발 안내와 함께 4조 선두로 비장한 각오를 다지듯 출발합니다.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듯이 비가 와도 일단 나서면 반은 했지 말입니다.

고덕산을 지나고 일자산을 지나도록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힘이 들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던 꿀맛 같은 휴식 시간도 비가 오는 동안은 즐길 틈은 없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이런 날을 즐기듯 웃는 얼굴로 걸음을 옮기셨습니다.

어두침침한 굴다리 밑에서 먹던 눈물 젖은 빵과 차가운 도시락은 아마도 두고두고 기억나겠지요.
만약 이 길을 지날 일이 있다면 그날의 옹색함에 슬며시 미소 짓지 않을까 싶습니다.

혼자였더라면 하루종일 비를 맞고 이 긴 거리를 걸었을까?
비닐 우의에 토닥거리며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이리도 아름다운 음악소리였던가?
성내천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이 길 위로 묵묵히 걸음을 옮기던 우리들을 응원했음을 기억하겠지요.